여행 12일차. 여행 시작 이후 가장 많은 비가 온 날이었습니다.
숙소 근처에 있던 JRA 윈즈 긴자. 일본 경마의 마권 발매소입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플레이하면서 일본 경마에도 관심을 갖게 되어서,
여행 기간 큰 경마 대회가 있다면 한번씩 들러보는 편입니다.
12일차의 첫 목적지는 도쿄도 서쪽의 야마나시현입니다.
시즈오카와 마찬가지로 호쿠리쿠 방향으로 올라가면 갈 수 없는 곳이라 미리 들렀습니다.
신주쿠역으로 이동한 뒤, 특급 카이지를 타고 코후역에 도착.
야마나시현의 현청 소재지인 코후시의 중심지입니다. 즉 야마나시현에서 제일 번화한 곳인데...
이 곳에 오락실이 없어서 버스와 도보로 한참 더 이동해야 합니다!
코후역에서 오락실을 찾아가는 최단 루트는 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58번 버스를 타고 가는 것입니다만
저는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서 43번 버스를 타고 한참 멀리 떨어진 곳에 하차한 뒤
빗속을 뚫고 25분 가량을 더 걸어들어가야 했습니다.
비 때문에 사진을 못 찍었는데, 정류장도 가는 길도 그냥 단독주택들만 있는 한적한 거리였습니다.
그렇게 구글 지도에 의지하여 오락실을 향해 걸어가던 중, 익숙한 차를 발견했습니다!
정식 판매명 토요타 스프린터 트레노의 1983년판 차량,
이니셜D의 주인공 후지와라 타쿠미가 몰던 바로 그 AE86의 실사용 차를
야마나시현의 한 가정집 주차장에서 우연히 본 것입니다.
1983년부터 1987년까지 생산된 차량이니 아무리 짧아도 36년, 길면 40년 된 차량을
아직도 박물관이 아닌 주택가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차주분이 혹시 이니셜D의 매니아이실지도?
그렇게 감탄하면서 오락실에 도착. 대로변에 주차장과 함께 두 곳의 오락실이 있어 모두 들러봤습니다.
처음 들린 곳은 독특한 모양의 입구를 가진 플라자 캡콤.
입구 안쪽도 심상치가 않습니다.
캡콤에서 운영하는 오락실인만큼 캡콤의 대표 격투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5의 아케이드판이 있습니다.
플라자 캡콤에서 마작방과 DVD 넷카페 건물을 지나 5분 정도 걸으면 게임 패닉이 나옵니다.
주차된 많은 차들을 보면 알 수 있듯, 이 곳을 비롯한 지방의 많은 대형 오락실들은
걷거나 대중교통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차로 오는 것을 상정하고 도로변에 위치한 경우가 많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야마나시현 행각 끝.
일본 47개 도도부현 중 오락실 행각하기 가장 어려운 곳이 야마나시현 같습니다.
돌아올 때도 버스 시간이 안 맞아서 갈 때보다 오히려 더 걸었어요...
코후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인 커트 전문 미용실.
운전자들을 유혹하듯 무려 10개의 뺑글이가 돌아가고 있는 것이 재밌어서 찍어봤습니다.
구름이 산자락까지 내려앉은 날씨를 뚫고 도쿄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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