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4.4 ~ 2023.4.27
일본 전국여행기
여행의 목적
일본 장기, 전국 여행을 다녀와보고 싶다는 생각은 꽤 예전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중고등학생 때부터 소위 말하는 오타쿠였고,
대학에 다니던 2014년 첫 해외여행을 도쿄로 다녀온 이후 일본만 20번 정도를 다녀왔거든요.
(특히 2017년 취업 이후 코로나 터지기 전까진 1년에 서너번 꼴로 일본을 갔던)
제가 다니던 회사는 근속 만 3년이 된 다음 해에 리프레쉬 휴가라고 해서,
연차 5일 + 회사에서 주는 5일로 2주간 장기휴가를 다녀올 기회가 있었고, 이때 일본 장기여행을 다녀올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리프레쉬를 쓸 수 있는 2021년은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때였고,
연말에는 제발 해외여행이 풀리기를 바라며 기도메타로 버텨봤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창궐.
그나마 재개되던 해외 출국이 일시적으로 다시 막히면서, 두 번의 국내여행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저는 2023년 3월에 다니던 회사를 나왔고,
대략 6개월 정도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해보면서 쉬기로 결정합니다.
(다만 재취업이 생각보다 잘 안 돼서 여전히 쉬고 있는 상태)
그 중 가장 먼저 한 일은 일본 여행이었고,
휴가의 제한이 없어진 저는 14일이 아닌 24일의 여행 계획을 잡습니다.
이렇게 여행 일정을 열흘이나 늘린 이유는...
행각(行脚)을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행각은 일본 코나미 사에서 만든 리듬게임 'beatmania IIDX' 내의 시스템 중 하나로,
지역 / 게임장 / 기기별로 플레이 내역을 기록하고 순위를 매기는 시스템입니다.
세가 사의 리듬게임 'CHUNITHM'(츄니즘) 도 지역 플레이에 따른 칭호가 있어서 함께 행각 진행했습니다.
행각의 사전적 정의는
1. 어떤 목적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님.
2.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수행함. 인데,
저는 '리듬게이머로서의 인생 업적 달성' 을 목적으로 돌아다닌 것이 되겠네요.
한국에서는 주로 '범죄 행각' 같이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는 느낌입니다만.
더불어 이전까지 다녀왔던 일본여행이 전부 대도시권(도쿄/오사카/후쿠오카) 위주였던지라,
그 동안 가보지 못했던 일본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콘텐츠화해보자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그 시작이 이번 포스팅이고, 추후 찍은 사진과 영상을 편집해 유튜브 영상으로도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여행 준비
장기간의 여행이다 보니 기존과는 몇 가지 다른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일단 교통편을 해결하기 위해
JR패스(JR PASS) 를 구매했습니다.
아마 일본 장거리여행을 계획해보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거나 사 보셨을 패스인데,
일본의 주요 철도회사인 JR의 거의 모든 열차를 정해진 기간동안 패스 한 장으로 무제한 탑승할 수 있습니다.
이 JR이라는 회사가 원래 일본 정부가 운영하던 국유철도를 민영화한 곳이기 때문에,
고속열차인 신칸센을 비롯해 주요 간선 철도를 전부 보유하고 있습니다. 장거리 및 전국 여행에는 필수 수준이었는데...
10월 1일부로 가격이 크게 올라버려서, 신칸센 몇 번 타는 정도로는 본전 뽑기가 어렵고
경유지가 많거나, 경유지에 신칸센 및 특급열차 같이 비싼 열차를 탈 일정이 포함되어 있어야 이득이 됩니다.
JR패스를 구매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2023년 10월 1일부터 일본 도착 후 현지 구매는 불가능합니다! 반드시 여행 전 미리 구매해야 합니다)
1. JR 공식 예약 페이지에서 구매 (교환권 불필요)
2. 여행사 및 코레일에서 구매 (교환권 수령 필요)
과거에는 2번이 1번보다 가격이 약간 저렴했기 때문에 불편하더라도 이쪽을 추천했지만,
개편 이후로 가격 차이가 없어져서 공식 예약 페이지에서 사전 구매해도 손해볼 일은 없어졌습니다.
사전 구매하면 여행 출발 전에도 홈페이지에서 열차를 예약할 수 있다는 소소한 장점도 있구요.
제가 여행을 갔을 때는 2번 쪽이 조금 더 저렴했기에 여행사 쪽을 알아봤다가,
교환권 수령 가능한 날짜가 계획했던 출발 날짜와 맞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었는데
지인이 코레일을 통해 구매하는 방법을 알려줘서 그 방법을 이용했습니다.
코레일이 JR과 협약을 맺어 전국 15개 역의 여행센터에서 JR패스 교환권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각 역의 상황에 따라 원하는 종류의 패스 구매가 불가능할 수 있으니
반드시 여행센터에 미리 전화로 문의해보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용산역에서 구매했습니다.
JR패스는 날짜별로 7일/14일/21일권이 있고,
일반석만 탑승 가능한 패스와 그린샤(코레일의 특실 개념)까지 탑승 가능한 패스로 또 나뉩니다.
저는 이동 중에 조금 더 편한 좌석에서 쉬고 싶어서, 그린샤 패스로 구매.
가격은 구매 당시 83,390엔이었고, 환율 및 수수료를 적용하여 841,200원을 지불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이 패스를 구매하려면 140,000엔입니다 ㅠㅠ)
JR패스는 21일권인데 여행 일정이 24일인 이유는,
여행 시작을 JR패스가 필요없는 오키나와로 잡았기 때문입니다.(오키나와에는 JR 노선이 아예 없습니다)
오키나와에서 2박 3일을 보내고, 일본 국내선으로 넘어와 4일차부터 JR패스를 개시하는 계획.
들고간 경비는 신한은행으로 환전한 265,000엔과
이전 여행에서 쓰고 남은 엔화를 합쳐 약 275,000엔 가량이었습니다.
1일 경비를 1만 엔으로 잡고 비상금 개념으로 3만엔 정도를 더 환전한 건데,
실제로는 기존 여행 대비 교통비 + 굿즈 등 구입비가 거의 안 나가서인지 상당히 많이 남았습니다.
정확히 얼마를 썼는지는 추후 별도의 포스팅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요즘 환율이 100엔에 900원 전후인데, 지금 환율로 환전했으면 20만원 이상 저렴했겠네요 ㅠㅠ
기존에 쓰던 낡은 캐리어를 대신할 새 캐리어도 구매했고
오키나와행 항공권까지 예매하여 모든 여행 준비를 완료.
그렇게 출발일인 2023년 4월 4일이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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